처음 여기에 왔을 때 솔직히 놀랐다.

우리 학교 다솜반에서나 보던 언니, 오빠들이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2시간 후,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나는 임향언니랑 짝궁이 되었다.

언니를 처음 만났을 때 언니가 우리(엄마랑 나)옆으로 와서 손을 내밀었다.

잡은 언니의 손은 따뜻했다. 밥을 먹고 방에 가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이를 닦아주었다.

향언니가 내 이불도 대신 펴 주었을 때 언니가 소극적이긴 하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다는 것은 확신했다.

그리고 그 날 생전 처음으로 양말을 빨았다. 어떻게 빨아야 되는지 몰랐고, 다리도 저렸지만

'내가 이렇게라도 누군가를 도와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밤에 자기 전에 이불속에서 언니에게 '잘자요. 향언니'라고 했더니 살짝 웃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건 좀 힘들었다. 향이언니랑 은회언니 머리도 말려주고 향언니 옷도 골라줬다.

밥 먹기 전 복도를 걸으며 소망의 집 식구들의 몸은 그렇지 않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도 밝다는 것을 확신했고

나도 그들을 보며 웃어주었다.

처음 여기에 오자고 했을 때 망설였었다.

'내가 왜 비장애인들의 세계를 나가 장애인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과 하루를 지내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여기에 오자 답은 밝혀졌다.

그들과 우리는 같다.

비록 겉모습은 다르더라도 마음은 같다. 나는 여기 온 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

길자언니, 재영언니, 향이언니, 의자에 앉아있던 어떤 오빠를 보면서 장애인은 일을 할 수 없다.

장애인은 무섭다.거리감이 느껴진다 등등의 편견들,

그 편견들을 이제부터 내가 없애는데 앞장 설 것이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모두 같다'는 걸 나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