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씨앗

 

 

 

 

 

 

 

 

 

 

 

 

 

 

 

하나님께서 저에게 사랑의 씨앗을 심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전 사랑의 씨앗에 물도 주지 않고 거름도 주지 못했습니다.

그저 사랑이 커주기 만을 바라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보시다 못해 저를 이곳에 보내셨나봅니다

식구들을 보며 사랑의 씨앗에 싹을 틔어보라고 말입니다

 

“비비큐치킨!” “피자!”

연신 자기 좋아하는 먹거리를 중얼거리는 풍규.

먹는 것을 참지 못해 식사기도를 중간 중간 빼먹어도

기분 나쁘면 있는 힘껏 꼬집고 도망가도

고운 목소리로 동요와 애국가를 부르는 작은 가수 풍규를 보면

내 마음 속 사랑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열 일곱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벙글이 주호

침을 흘려 옷을 다 적셔도 바지에 오줌을 누워도

혼자 숟가락을 잡지 못해 밥을 먹여주어야 해도

누워서 춤추고 펴지지 않는 손을 흔들며

정말 온 몸으로 찬양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 속 사랑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머리를 뽑아 가운데가 훵해도

 

“인의야 일어나”를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르게 해도

새벽에 여러 번 화장실에 가느라 내 잠을 설치게 해도

인의의 살인 미소와 이마 뽀뽀를 받으면

내 마음 속 사랑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아침 기상시간 되기 전

꼭 응가를 하시겠다고 날 깨우시는 창용아저씨

가끔은 얄밉기도 하지만

하나 남은 앞니로 환한 웃음을 지으시면

내 마음 속 사랑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용덕아저씨” 하고 부르면

찌푸린 얼굴로 궁시렁 궁시렁 욕을 하셔도

실눈을 뜨시고 째려보셔도

커다란 덩치로 어린 풍규를 꼭 안아주시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 속 사랑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사랑실 꽃미남 오기범

쿵쿵거리며 온 집안을 뛰어나녀도

내 말은 들은 척도 안하고 남자 선생님 말씀만 들어도

인의 손을 꼭 잡고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 속 사랑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안녕하세유~~” “이빨 닦고 올께유”

특유의 말투를 가지신 원석아저씨.

가끔 식구들과 선생님께 듣기 싫을 만큼 잔소리를 해도

비틀비틀 언제 쓰러지실지 모르게 불안하게 해도

정성드려 목청껏 찬양하시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 속 사랑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

 

느릿한 동작으로 나를 답답하게 하여도

사랑실 최고의 미남이자 멋쨍인 용덕이를 보면.

온 몸이 떨려 무엇 하나 제대로 잡기 힘들어도

마음 착한 봉남오빠를 보면

쫓아다니시며 불평을 늘어놓아도

연세에 맞지 않게 귀여운 민우 삼촌을 보면

오버행동을 해 나를 귀찮게 해도

잘 챙겨주시는 성우오빠를 보면..

가끔은 말 안듣고 꾀부리며 나를 골탕먹여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작은 청년 현명이를 보면.

기도할 때 못들은 척 딴짓하며 외면해도.

멋있게 기도할 줄 아는 우리 집 만능 일꾼 광원오빠를 보면

내 마음 속 사랑이 더욱 더욱 커져만 갑니다.

 

이렇게 열 셋의 사랑이 모아져

내 마음 속 단비가 되어 촉촉이 적셔주고

내 마음 속 거름이 되어 영양 듬뿍 담아 주고

내 마음 속 주님 주신 사랑의 씨앗이 더욱 커져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