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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소풍장소가 소망공동체로 선택된 것을 안 순간 소풍이라는 들뜬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듯 했다. 가는 중에 다른 소풍 때와는 다르게 즐거운 마음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소망공동체에 다 왔을 때 밖에서 장애우들이 모두 나와서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런데도 난 그들에게 고마워하기 보단 ‘내가 돌봐줘야 할 장애우가 제발 어린아이였으면 또 다른 장애우들 보단 조금이라도 더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으면......... ’ 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최영석’이라는 장애우 아이를 봐줘야 한다고 명찰을 받은 내게 여러 선생님들께서 주의를 주셨다. 영석이는 다른 장애우들 같지 않게 말도 하지 못하고 뭐든지 입에 넣으려는 아이였다. 장애우를 접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난 걱정이 앞섰고 실제로도 상당히 힘들었다.
잠시도 가만히 있으려 하지 않고, 내가 준 풍선엔 관심이 없고, 땅에 있는 풀만 먹으려 했다. ‘어떻게 하면 별로 일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몸도 무거운데 어디론가 가려고 하는 영석이를 붙잡고 있는 일은 무엇보다도 힘들었다. 특히 밥을 먹여도 자꾸 뱉고, 장난만 치려는 영석이에게 밥을 먹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밥을 먹고 영석이는 한 선생님을 따라 들어갔고 난 장애 체험을 했다.
눈을 가리고 안내자의 말만으로 원하는 곳으로 가기란 정말 힘들었다. 항상 그렇게 다녀야 하는 시각 장애인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잠시 영석이가 없는 동안 즐거울거라 생각했던 난 그 생각이 틀린 것을 알았고, 어린 아이여서 다른 장애우들처럼 마음대로 밖에 다닐 수 없다는 생각에 갑자기 걱정도 되고 불쌍하기도 했다. 영석이가 별 일 없이 잘 있는지, 혹시 밖에 나가서 위험해지지는 않았는지 괜한 걱정으로 친구들에게 자꾸만 영석이를 보았냐고 묻곤 했다.
장애우들의 집을 볼 수 있는 자유시간에도 영석이를 볼 수 없었고 마지막에도 영석이와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집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 너무 힘들어서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처음 갔을 때완 다르게 영석이를 만나고 시간이 지나서 장애우들의 고통을 알아가는 과정에 그들에게 느낀 동정심이란 그 어떤 것과도 다른, 매우 값진 것이었다. 참 보람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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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과 봉사 > 봉사 후기
유성고
2004-12-10 23:48:14
보람된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