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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옥조근정훈장 받은 정안중 현정효 교사
27년간 가는 곳마다 학생·학부모 함께 나눔씨앗 뿌려
'봉사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교육이죠. 정을 나누다 보면 스스로 달라지는 작은 기적을 맛보게 되니까요.'
스승의 날을 맞아 옥조근정훈장을 받은 공주 정안중 현정효(52) 교사는 충남 교육계에선 '봉사길잡이'로 통한다. 1984년 7월 서산 해미중 미술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들인 뒤 27년 동안 충남 8개 학교에서 근무해온 그는 가는 곳마다 학생, 학부모와 함께하는 봉사단을 꾸려 봉사의 기쁨을 나누는 데 남다른 열성을 쏟아왔기 때문이다.
현 교사는 지난 3월 부임한 정안중에도 봉사의 씨앗을 뿌렸다. 그는 전교생이 71명인 시골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함께 학교 주변 독거노인 및 노인병원 등과 자매결연을 맺도록 했다. 매달 첫째, 셋째주 토요일마다 도시락과 반찬을 싸들고 노인들을 찾아가 빨래, 청소는 물론 손주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다. 지난 어버이날엔 화사한 꽃바구니를 만들어 노인들에게 선물해 주름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했다. 정안중 김양선 교장은 '봉사활동이 자리잡으면서 학생들 태도와 학교 분위기가 몰라보게 밝아졌다'고 반겼다.
'첫 부임지인 서산 해미중 시절 공들여 가르쳤던 한부모가정 학생이 결국 가출하고 소년원에 가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죠.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뜻이 맞는 동료교사들과 주머니를 털어 '사도장학회'를 만들었어요.'
현 교사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새끼염소 등 가축을 사주거나 자전거, 책 등을 지원해주며 정을 나누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시골 학생들을 위해 동료 교사들과 '교사연극단'을 만들고, 예식장을 빌려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연도 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현 교사는 1988년 공주여중으로 자리를 옮긴 뒤 매월 1차례씩 학생들과 버스를 타고 대전 천양원, 논산 애육원을 찾는 정기 봉사모임을 이끌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감사해야 할 조건이 많은 지를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홍성 서부중 근무 당시엔 전교생을 학교 주변 동네별로 결연을 맺도록 해 주말마다 학생들과 함께 독거노인을 찾아 외로움을 달래줬다. 공주 우성중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학생들이 학교 주변 10명의 독거노인과 친손주처럼 끈끈한 정을 쌓도록 해 우성중이 '대한민국을 빛낸 얼굴'로 대통령표창을 받도록 이끌었다. 이 같은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2003년 5월부터 4개월 동안 '우성중학교엔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는 학생이 한 명도 없습니다'라는 TV 공익광고가 방영돼 유명세를 탔다. 당시 우성지역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부끄럽다며 '우성사랑회'를 만들고 독거노인 집 고치기, 김장, 겨울채비 등을 도와 지역사회 전체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2005년 공주 봉황중에 근무할 때도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봉황봉사단'을 꾸려 나눔의 기쁨을 맛보게 했다. 그는 지금도 봉황중 봉사활동에 동참했던 교사, 학부모들과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공주소망공동체'를 찾는다. 50여명의 지체장애인들에게 미술, 사물놀이, 기체조, 퍼즐놀이, 수공예 등 각자 장기를 살린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정을 쌓고 있다. 현 교사의 두 아들인 장훈(21·대학교 2학년), 동훈(18·고교 3학년)군도 봉사가 일상이 된 아버지를 닮아가면서 틈틈이 아버지와 함께 봉사에 나선다.
그는 자신을 갈고닦는 데도 열심이다. 2002년부터 3년 동안 공주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선진국의 복지분야를 연구하면서 어떻게 하면 학교교육에 접목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또 충남교육연수원, 대전교육연수원 등에서 학교 봉사활동 노하우를 후배 교사들에 전파하고 있다.
현 교사는 '작은 실천이 아이들의 심성을 변화시키는 큰 힘'이라며 '이웃과 정을 나누며 밝은 세상을 만드는 데 여생을 다 바칠 각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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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1-05-19 06:04:40
[충청도양반] '봉사는 사람 바꾸는 가장 좋은 교육' 현정효 샘 파이팅
